보이지 않은 곳에서 끊임없이 지구를 바꾸어 나가는

미생물들의 이야기 

 

 

 

 

세상 어디에나 살고 있는‘아주 작은 친구들’의 이야기 

미생물은 아주 작아서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생물이다. 그러나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우리 주변 곳곳에 살고 있다. 바다, 땅, 흙, 공기, 화산 속, 돌멩이 속, 동물의 몸, 심지어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우리 몸속에도 산다. 미생물이 하는 일은 무수히 많다. 그들은 우리 몸속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몸을 이롭게도 한다. 또한 산을 깎거나, 절벽을 만들고, 하늘에서 구름을 만들어 내는 일도 한다. 

이처럼 우리 곁에 머물며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미생물은 지구상에서 사람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명체라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아주 작은 친구들》이라는 제목처럼 미생물을 한낱 생물체로만 보지 않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조력자로 생각하며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이 책은 여느 지식 그림책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딱딱하고 고지식한 정보만을 쭉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미의 더듬이 속에 수백만 마리나 들어갈 만큼 아주아주 작은 생물이 있다는 것을 아나요?”, “바닷물 한 방울에는 미생물이 이천만 마리나 들어 있어요. 미국의 뉴욕 근처에 사는 사람을 다 헤아린 것만큼 많은 수지요.”처럼 아이들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상황들을 제시하며 미생물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낸다. 그런 다음 편안한 글과 그림들을 통해 미생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전달한다. 생물학을 다룬 과학 그림책이 드문 요즘, 생명 세계의 근원이 되는 미생물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작은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한층 더 새로운 지식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아이들은 책을 읽는 동안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이라는 존재와 그들이 가진 위대한 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기를 수 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가장 작고 미세한 생명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가진 특별한 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간결하지만 잘 정리된 정보로 충실하게 전하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

이 책에는 미생물의 크기, 미생물이 사는 곳, 미생물의 생김새, 미생물이 하는 역할까지 미생물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충실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미생물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다 보면, 미생물의 어떻게 번식되는지, 미생물들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어떻게 병을 일으키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자연 환경을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과 어떤 상호 작용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정보들을 그림 중심으로 담아낸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미생물들끼리 크기를 비교하거나 다양한 미생물들의 생김새, 예를 들어 둥근 모양의 미생물, 빼빼한 미생물, 조개껍질 모양의 미생물, 꼬리가 있는 미생물, 꽃이나 우주선처럼 생긴 미생물들의 모양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크고 자세하게 보여 주어 그림을 통해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그림 감상의 소소한 재미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작가의 개성이 물씬 묻어나는 글과 그림 

글 작가 니콜라 데이비스는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영국 BBC 방송국에서 아이들을 위한 야생동물 프로그램인 <The Really Wild Show>의 진행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방송 진행자로 일했던 작가의 글답게 이 책에서도 매끄럽고 차분한 그녀의 글솜씨가 돋보인다. 데이비스는 객관적인 현상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대상을 쉽게 비교하고 예를 들어 이해시킨다. 부족함이 없는 친절한 설명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미생물을 처음 접하는 아이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혹은 생김새가 예쁘지 않아 거부감을 갖던 아이도 미생물에 대한 낯섦과 거부감을 자연스레 내려놓게 될 것이다.

에밀리 서튼의 아기자기한 그림 또한 이 책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이다. 패턴 일러스트에 종사한 그녀의 그림은 작고 세밀한 미생물의 형태를 마치 패턴처럼 오밀조밀하게 표현하여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장면마다 담긴 풍성한 색감들은 책을 읽는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진다. 

니콜라 데이비스와 에밀리 서튼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이는 이 책은 아이들의 넘치는 호기심과 지식을 모두 충족시켜 줄 것이다.